제목을 입력하세요.랜드마크 꿈꾸는 '통합 재건축'…조건·입지 달라 곳곳 '삐걱' 덧글 0|조회 5|2025-03-03 22:19:03
도도
여러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통합 재건축’이 유행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녹지 공간, 커뮤니티 시설, 주차 공간 등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지역 랜드마크 단지가 돼 시세를 주도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하지만 단지마다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갈등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점이 많은 재건축 방식이지만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업이 좌초되거나 기약 없이 지연될 수 있다”며 “조합 간 소통과 협업으로 갈등을 무마하고 지방자치단체도 지원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광주역민간임대 강남구 개포동 경남·우성3차·현대1차아파트(경·우·현) 재건축 사업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경남·우성3차·현대1차는 41년 전인 1984년 나란히 완공됐다. 각각 678가구, 405가구, 416가구 규모다. 단지별로 진행하던 재건축을 하나로 합쳐 최고 49층, 2320가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같은 통합 재건축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우성1·쌍용2차도 기존 476가구와 364가구를 헐고 최고 49층, 1322가구로 새로 짓는다. 합의안에 따라 대치쌍용2차 조합이 대치우성1차에 흡수되는 정비계획이 작년 9월 나왔다.
서초구 방배동에선 방배삼호아파트 1·2차와 3차 일부(10·11동)가 통합 재건축에 나서고 있다. 경기광주 임대아파트 기존 803가구를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로 만드는 게 목표다. 현재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경기 경기 광주역 민간임대 아파트 과천시 부림동 과천주공 8·9단지도 지하 4층~지상 35층, 27개 동, 2829가구로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철거와 이주를 앞두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가 통합 재건축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신반포3차(1140가구)와 경남아파트(1056가구)를 합쳐 2990가구 단지로 재탄생했다. 한강변 입지에 고급스러운 커뮤니티 시설과 조경을 갖춘 게 인기 배경이다. 3.3㎡당 2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돼 ‘서초구 대장’ 단지로 자리 잡았다. 오는 6월 입주하는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3307가구)도 신반포8~11·17차, 녹원한신, 베니하우스 통합 재건축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개발 규모가 크면 브랜드 건설사가 달려들고 부지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완공 후 단지 가치를 높일 수 있어 통합 재건축은 앞으로도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추진 단지의 입지, 대지지분, 가구 수가 다르다 보니 갈등도 종종 드러난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 1·2차는 서울시 정비계획상 압구정1구역으로 묶여 통합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용적률(153%)이 낮은 미성 1차(322가구)는 2차(233%·911가구)보다 사업성이 좋아 단독 재건축을 하게 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기각됐다. 항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동 경·우·현도 경남1차와 2차의 용적률이 각각 156%와 204%로 차이가 커 경남 1차의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측에선 독립정산제를 주장하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인 경기 성남 분당의 양지마을 통합 재건축도 삐걱대고 있다. 6개 단지에 기존 가구만 4392가구에 달한다. 단지가 큰 만큼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쟁점이 되고 있다. 수인·분당선 수내역에서 가장 가까운 양지마을 1단지 금호아파트(1076가구) 주민이 기존 위치의 단지에 입주하는 ‘제자리 건축’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단독 재건축으로 갈라서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 여의도 목화아파트(312가구)와 삼부아파트(450가구)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단독으로 돌아섰다. 삼부 주민이 여의도 최고의 입지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바로 앞에 있다. 북쪽으론 한강공원이, 동쪽으론 저층인 여의도고와 여의도중이 있어 조망이 뛰어나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우성1차·건영도 통합 재건축을 논의하다가 최근 단독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통합 재건축은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며 “이해관계자 간 합의가 쉽지 않아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큰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래미안 원베일리가 제자리 건축과 독립 정산제로 갈등을 막은 것처럼 개별 단지 간 타협이 중요하다. 대치우성1·쌍용2차는 강남구 재건축드림지원 태스크포스(TF)의 도움을 받아 비교적 쉽게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박 교수는 “가능하면 합의를 통해 통합 재건축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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